좋았다가 싫었다가 볼리비아 2
그렇게 꾸역꾸역 걸어서 들어온 라파즈는 아주 특이한 외형을 갖고 있었습니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연중 찬바람이 쌩쌩 부는 고산지대를 피해 움푹 파인 분지 지대에 도시를 건설해야 했는데, 라파즈도 그 중 하나입니다. 평평한 센트로에는 고층 빌딩과 식민풍 건물이 가득하고, 도시를 둘러싼 가파른 비탈에는 빨간 벽돌로 지은 허름한 주거용 건물들이 따닥따닥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외곽 지역을 걸어서 통과하던 중에는, 낭떠러지 같은 절벽이 갑자기 나타나고 그 아래에 도시가 펼쳐져 있는 신기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차가운 고원의 바람을 피한 대신, 현대의 라파즈는 분지 지형으로 인한 매연 문제를 톡톡히 겪고 있었습니다. 해발 3천미터가 넘는 곳이라 안그래도 공기가 희박한데, 언덕 몇번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검은 연기를 털털 내뿝는 마이크로 버스라도 한 대 마주치면 말 그대로 숨이 꽉 막혔습니다. 오전 내내 무거운 짐을 지고 걷느라 다리도 아픈데, 난폭하기 짝이 없는 볼리비아 자동차들로 가득찬 센트로를 돌아다니려니 짜증이 마구 밀려왔습니다.
볼리비아에 대한 오만 정이 다 떨어져갈 때 쯤 이곳에 대한 인상을 바꾼 것은 싸고 맛있는 길거리 음식이었습니다. 라파즈에서는 전통식으로 머리를 길게 땋은 원주민 아주머니들이 곳곳에서 가판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짭쪼름한 닭고기가 가득 채워져있는 만두 살테냐, 즉석에서 쫙쫙 짜주는 오렌지 주스 등, 우리 돈 몇백원이면 배고픔과 목마름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라파즈의 흔한 간식거리 살테냐. 소스도 입맛에 딱 맞았다.

오렌지 짜는 기계를 돌리는 손길에서 장인정신이 묻어난다
티티카카호수에서 잡은 송어 구이(Trucha). 왼쪽은 라파스의 호텔 레스토랑에서 모처럼 호사를 부리며 시킨 Trucha grill 호텔이래봤자 한접시 만원 내외? 오른쪽은 티티카카호수변 코파카바나 항구의 포장마차에서 시킨 Trucha a diabla. 양파와 매콤한 소스를 곁들여 간을 했는데, 볼리비아와 페루에서 지금까지 시켜본 뜨루챠 요리중 단연 최고였다.


낭떠러지에서 본 도시의 모습 어땠을지 궁금하다! ㅎㅎ
좀 신기한데ㅋㅋ근데 그때는 고난의행군 기간이어서 카메라를 꺼낼수가 없었당…
민지야~ 읽다가 궁금한게 생겼는데 식민지풍 건물이라는 게 어떤 거야?
상상이 안감 ㅡㅡ;;
음.. 스페인 여행 가본적 있으신지요? 스페인 옛날건물 생각하심 돼용 ㅎㅎ 여기가 스페인 식민지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