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우유니?

칠레의 산페드로 데 아타까마에서 국경을 넘어 볼리비아의 우유니에 와 있습니다. 남미의 경제대국에서 남미의 최빈국으로 왔더니 물가는 놀랍도록 싸지고 다른 것들은 놀랍도록 허름해 졌습니다. 오늘 묵는 숙소에는 와이파이가 없어 인터넷방에 와서 포스팅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그나저나 인터넷방 구석에 놓인 TV에서 음원차트 TOP20 같은것이 나오고 있는데 그중 열곡에서 열다섯곡 정도가 KPOP인게 몹시 신기하군요…

남미를 여행하는 다른 많은 여행객들처럼, 제게 우유니의 새하얀 소금 사막은 남미 여행을 처음 꿈꾸게 된 계기입니다. 아타까마에서의 마지막 날 밤, 회사 생활의 무상함에 시달릴 때마다 사무실에서 구글에’Uyuni’를 검색하던 일을 떠올리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소금 사막을 보기 위해서는 2박 3일간 지프차를 타고 고산지대의 덜컹거리는 비포장 도로를 달려야 했습니다. 칠레에서 볼리비아로 넘어가는 2박3일 우유니 투어는 첫날 해발고도 2500미터의 아타까마에서 4800미터 가량의 라구나베르데(초록 호수)까지 단숨에 올라갑니다. 부족한 스페인어를 총동원해 겨우 산 고산병 약을 챙겨먹고, 밤에는 고원의 추위를 제대로 느끼며 옷을 잔뜩 껴입고 침낭 속에 들어가 덜덜 떨며 잠을 잤습니다. 둘째날이 되니 같은 지프차에 타고 있던 미국인 친구가 고산병으로 하루종일 구토에 시달립니다. 이 날은 길에 크게 볼거리가 없기도 하고 울퉁불퉁한 바위길을 하루종일 달려야 하기에, 저도 몸이 축축 처지는 피로감에 시달렸습니다. 이날의 숙소는 벽과 침대, 테이블 등 모든 것이 소금으로 만들어진 소금호텔 이었습니다. 셋째날 아침, 마침내 소금 사막의 한가운데 있는 섬(선인장 바위 산)에서 일출을 맞이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주위가 온통 하얀 곳이라 다들 원근감을 이용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그 후 소금광산과 열차 무덤 등을 보고 나면 투어가 끝납니다.

길고 길었던 3일간의 투어가 끝났습니다. 함께 지프차에 탔던 친구들과의 우정, 고산병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요런 멋진 사진이 남았습니다. 그렇지만 우기의 우유니에서만 볼 수 있는, 하늘이 바닥에 반사된 멋진 장면을 놓쳐서 아쉽다고 한다면 제가 너무 욕심이 많은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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