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기

워싱턴 DC는 3년 전 여행 때 방문했던 도시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아했던 곳입니다. 여기에서 살게 되면 조지타운의 예쁜 가게들과 내셔널몰에 있는 공짜 박물관을 전부 가봐야지!!! 라고 생각했었지만, 현실은 학교와 집을 오가다가 가끔 동네 슈퍼에서 장보는게 바깥 외출의 전부인 흔한 유학생이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집까지는 도보로 30분이 넘게 걸리는 탓에, 처음에는 등하교 때 집 근처 지하철역과 캠퍼스를 연결하는 셔틀을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운이 나쁘면 배차 시간을 잘못 맞춰 한 시간만에 학교에 도착하기도 하고, 셔틀버스 정류장과 도서관, 수업 듣는 강의실 간의 거리가 꽤나 되다보니 은근히 걸어다니는게 힘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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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자전거를 샀습니다! 사진는 DC와 버지니아 로슬린을 잇는 키 다리(Key Bridge)에서 찍었습니다. 후경에 학교(뾰족한 회색시계탑)가 살짝 보이네요. 학교 가는 길은 다리 주변을 제외하고는 오르막의 연속이라, 학교에 도착하면 허벅지가 꽤나 얼얼합니다만, 하교길에는 내리막의 상쾌함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는 디씨에서의 좋은 이동수단입니다.디씨는 작은 도시라 자전거 주행에 자신이 있다면 웬만큼 유명한 곳은 모두 다닐 수 있고, 저처럼 몇 마일 떨어진 곳까지 자전거로 갈 용기가 없는 사람은 지하철에 자전거를 싣고 다니면 됩니다. 미국 신용카드가 있다면 누구나 디씨 도심 곳곳에 있는 자전거 셰어링을 활용할 수도 있구요.

새로 바퀴달린 발을 장착했으니 이제는 좀 더 행동반경을 넓혀보고 싶은데, 학기가 슬슬 바빠지기 시작하네요. 자전거타고 돌아다니기에 더없이 좋은 가을 날이 모두 지나가기 전에, 얼른 자전거 값+헬멧 자물쇠 안전등 등 부속품+혼자 조립하려다가 실패해서 결국 자전거 샵에 지불한 정비 비용을 뽕 뽑을 수 있어야 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