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기
이사 후 2주가 지났습니다. 이제는 사람답게 살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을 거의 다 갖추고, 다음주에 본격적으로 수업이 시작되고 나면 한동안은 없을 마지막 여유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박사생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에도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그 전에 새 동네에서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삶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려 합니다.

학교 건물 자랑으로 시작해봅니다. 캠퍼스가 예쁜 학교에 다니게 되니 은근 기분이 좋아영…
저번 포스트에는 워싱턴디씨에 있다고 썼지만, 정확히 말하면 제가 살고 있는 집은 버지니아주에 있습니다. 캠퍼스가 워싱턴디씨와 버지니아주를 가르는 포토맥 강변에 위치하고 있고, 학교에서 다리를 건너면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가 나옵니다. 지하철 역도 가깝고, 학교까지 연결하는 셔틀버스도 근처입니다. B씨(남자친구/현재 미국 B시 거주)께서 제가 도착하기 한 달전쯤 발품을 팔아 방을 하나 찾아내 주셨습니다. 내부가 깔끔하게 리노베이션 되어있고, 가구도 갖추어져 있는 방이라 같은 단지의 다른 방에 비해 비싸게 계약을 했습니다…만 막상 직접 제 눈으로 보니 생각보다는 꼬질꼬질한데다, 본격 타지 생활을 시작한다는 생각에 심란함이 밀려오더군요. 첫날엔 전 세입자가 남겨놓은 꼬질꼬질한 침구에서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샴푸와 수건도 없었기 때문에ㅠㅠㅋㅋ) 우울하게 잠들었습니다.
렌트카와 고급노동자 B씨(운전/통역/가구조립/인터넷설치/욕조실리콘공사 가능)를 활용할 수 있는 첫 3일간 대부분의 굵직굵직한 일들을 해결했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외곽에 있는 커다란 쇼핑몰 지구에 가서 Ikea와 Costco, Home Depot와 같은 마트를 돌면서 모든 마트에서 카트를 가득가득 채우고, 집에 돌아와서는 밤 늦게까지 뚝딱거리며 사온 물건을 설치하고, 구석 구석을 청소하고, 전 세입자가 남겨놓고간 쓸모없는 물건들을 와르르르 내다버린 후, 그 공간을 내 짐으로 채워넣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사이사이 은행에 가서 첫 미국 계좌를 트고, 인터넷을 신청한 후 직접 설치도 했습니다. 제일 힘든 부분은 욕조 주변의 실리콘을 제거하고 새로 쏘는 일이었어요. 네이버 블로그에 올라오는 DIY 능력자들의 포스트를 보니 별것 아닌것 같아 시작했는데, 곰팡이 핀 기존 실리콘을 제거하다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오더군요. 그래도 욕조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분노의 락스질로 화장실 바닥을 반들반들하게 만들고나니, 어느새 번듯한 공간이 되어 있어서 뿌듯함이 밀려왔습니다.
초반에 정신없이 셋팅을 마친 덕분에 지금은 여유가 생겼습니다. 집주변, 학교, DC 시내를 왔다갔다 하며 지리도 어느정도 파악했고, 아파트 택배 시스템, 쓰레기 배출, 수영장 등 시설 이용법도 익혔습니다. 이제 남은 일 중 중요한건 버지니아 운전면허증을 발급받는 것 정도입니다. 버지니아주는 한국 정부와 면허증 교환 협정이 이루어진 곳이라 면허증 획득이 수월할거라 생각했는데, 면허증 번역 공증을 받기 위한 영사관 방문부터가 굉장한 고난이었습니다(이 이야기는 DC의 대중교통 상황을 이야기하며 다음 기회에…). 여차저차 필요한 서류를 갖추어 버지니아 DMV(Department of Motor Vehicles)에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DMV가 괜히 주토피아에서 나무늘보들이 근무하는 곳으로 묘사되는게 아니더군요. 두 시간을 대기했는데, 결론은 한 번 더 가야 하는 걸로… 후… 하… 언젠가는 되겠죠?
마무리는 온라인 집들이 느낌으로…
(1) 집에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거실. 쇼파와 책상겸식탁이 있고, 창가 옆 왼쪽에 보이는 문이 부엌으로 연결됩니다. (2) 바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작은 침실이 있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문이 화장실. (3) 고통의 실리콘작업과 분노의 락스질로 완성한 욕실
우와 거실 짱 넓다 !_! 쪼끄만 파리 집들 보다가 미국 집 보니 널찍널찍하군 ㅋㅋ
음 사실 짱넓은 정도는 아닌데.. 광각으로 찍혀서 더 커보이는듯ㅋㅋ 400 sqft 이니까 11평 짜리 집이야. 혼자살긴 널널!
오 사진으로는 진짜 넓고 깔끔하고 좋아보이는데 ㅎㅎ 학교 건물도 고풍스러워 보이고 특히 벽 색깔이 좋다
응응 벽돌색깔이 멋있어!!! 집 칭찬 감사 ㅋㅋㅋ그렇지만 역시 사진빨이 좀 있다.. 나도 그래서 실물 본 첫날엔 시무룩했던거고 ㅋㅋ
힝보고싶엉
정글정글 ㅠㅠ 아쉬운대로 카카오 영상통화라도 하자규 ㅠㅠ
나듀나듀!!!
반들반들 집 장만 하느라 애썼다. 거실바닥은 신발 벗고 들어가서 누울 정도? 이전 사람은 구두 신고 다니지 않았을라나?
이젠 익명이 아니라 엄마 얼굴이 나오는군. ㅋㅋ
거실에 큰 카페트가 깔려있는데 이게 뻣뻣한 재질이라 빨수가 없어서 누울정도는 아니고 그래도 앉을정도는 돼요ㅋ 이전사람은 신발신고 다녔을거 같아서 나도 실내화 신고다녀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