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삶

저는 지금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씨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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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서 Shake Shack 버거를 사먹으려면 그렇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길래 그냥 미국 동부 현지에서 먹으려고 왔어요….는 재미없는 드립이고, 사실은 운좋게도 8월부터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여행이 끝나고, 2년 반이 흘렀습니다. 그간 저는 백수의 불안감, 다시 시작된 지루한 진로고민, 석사 과정 진학,  대학원 생활, 유학 준비, 학교 지원, 탈락, 대기, 합격, 석사논문 쓰기, 비자 인터뷰, 방 구하기, 짐싸기 등을 경험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국은 오늘이 딱 입국한지 5일째이고, 요 며칠은 입주한 아파트에서 제대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느라 정신없이 보내다 오늘에서야 저의 근황을 간단히 정리하는 기회를 가집니다.

2013년에 아메리카 대륙을 여행하면서, 저는 먼 곳으로 이주해 온 이민자들의 이야기에 매료되었습니다.  통신, 운송이 제대로 발달하지도 않았던 시절에 수 천, 수 만 km를 여행해 고향을 떠나 신대륙에 정착한 옛날 사람들의 심정은 도대체 어땠을까 상상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운과 노력이 겹친 끝에, 저 역시 지구 반대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30년간 만들어온 한국에서의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형태의 삶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잔뜩입니다.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고, 인생의 많은 고민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는 평범한 순리에 기대어 용기를 내 봅니다. 그리고 수십, 수백년 전의 이민자들과 달리, 지금은 인터넷과 H mart(미주 지역의 한인 마트)가 있는데 걱정할 거리가 대체 뭐 있겠어요 후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