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물이다!!!!

이구아수(Iguazu)폭포의 이름은 이곳 원주민 과라니족의 언어로 물을 의미하는 Igu에 감탄의 접미어 azu가 붙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직역하면 ‘와 물이다!!!! 폭포’랄까요. 이구아수 강을 경계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국경선이 그어져있어서, 관광객들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양 쪽의 국립공원에서 이구아수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브라질에서 이구아수를 보기 위해선 포스두이구아수(Foz do Iguazu)라는 도시에 머물러야 합니다. 상파울로에서는 약 16시간, 리오데자네이루에서는 22시간(이라고 써있었지만 실제로는 25시간이 걸린) 버스를 타고 갑니다. 점심무렵에 포스두이구아수에 도착, 오후 시간을 이용해 브라질 사이드 폭포를 구경했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면 강 건너편으로 수km에 걸쳐 거대한 폭포들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때 저는 전날 버스에서 25시간을 오들오들 떨었던데다가, 숙소를 찾느라 짐을 짊어지고 오랜만에 걸었더니(최근 리우와 상파울로에서는 늘 택시를 이용했거든요!!) 몸 상태가 아주 후줄근했습니다. 내가 대체 왜 이 생고생을 사서하고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쯤 눈앞에 나타난 폭포의 파노라마는 피로에 쩐 여행자의 두 눈을 번쩍 뜨이게 하고 지친 두 다리를 춤추게 할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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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쪽 폭포경관입니다. 춤출만 합니까?

다음날 브라질에서 아르헨티나로 국경을 건너는 일은 이웃나라에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타야하는 나라 사람에게는 꽤나 기묘한 경험이었습니다. 일단 포스두이구아수 길거리에서 아르헨티나라고 써있는 ‘시내버스’를 아무거나 잡아탑니다. 브라질 국경이 나오면 내려서 출국 스탬프를 받습니다. 말인즉슨 안내려도 출국이 가능한데, 포스두이구아수를 베이스로 잠깐 아르헨티나 사이드를 방문하거나 반대로 잠깐 브라질 사이드를 방문하고 돌아가려면 굳이 입출국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들어오는 것은 자유지만 나가는것도 자유란다…랄까요? 영영 브라질을 출국할 저는 내려서 스탬프를 받았습니다. 브라질 국경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지나가는 버스를 아무거나 타면, 잠깐 가다가 아르헨티나 국경에 멈춥니다. 이 때는 모두가 버스에서 내려서, 보는둥 마는둥으로 추정되는 여권검사와 짐 검사도 거치고, 그 동안 버스가 사무소 바깥에서 사람들을 기다렸다가 모두를 다시 태우고 시내버스터미널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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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이 버스 아르헨티나 가요? (드립같지만 진짜로 이렇게 물어보고 탑니다!!!)

아르헨티나 쪽 이구아수 구경의 베이스가 되는 마을은 푸에르토 이구아수(Puerto Iguazu)입니다. 푸에르토 이구아수에 도착한 첫날은 페소 환전도 하고, 밀린 빨래도 하고, 브라질의 비싼 물가에서 벗어나 모처럼 맛있는 음식들 좀 사 먹으면서 몸보신도 하는 휴식의 시간으로 보냈습니다.

아르헨티나 쪽 국립공원에는 여러가지 종류의 산책로 및 투어옵션이 있어 여행자들을 고민하게 만듭니다. 저는 이날 폭포의 아래쪽으로 물줄기에 접근하는 낮은 산책로, 같은 물줄기의 위쪽을 점근하는 높은 산책로를 돌아다녔습니다. 브라질에서 강건너 먼발치에서 봤던 폭포를 바로 옆에서 보는 기분은 정말 근사합니다. 그치만 비싼돈들여 남미 이구아수 폭포까지 가서 옆에서 구경만 하고 와서야… 폭포물에 샤워정도는 하고와야 여행기에 한줄 쓸 말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낮은 산책로에서 강가까지 걸어내려가 보트를 타고 폭포물을 맞고 돌아오는 Nautica Adventure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두 산책로를 돌아다니며 하염없이 구경을 했더니, 폭포물이 하염없이 쏟아져 들어가는 ‘악마의 목구멍’을 구경하기 위한 마지막 기차가 이미 떠나버린 시간이었습니다. 터덜터덜 돌아나오는 길, 저같이 발걸음이 느린 여행자를 위한 광고가 눈에 보이네요. “절반은 봤는데.. 나머지는 상상에 남겨두시겠습니까?” 첫날 방문티켓과 신분증을 제시하면 두번째 날엔 50% 할인을 해주는 Segundia 프로모션은 저를 위한 것이었어요. 갑작스레 일정이 변경되어서, 부에노스아이레스행 버스표 날짜도 바꾸고, 기존에 묵고 있던 숙소에는 방이 없어 호스텔도 새로 알아보고, 부에노스 쪽 숙소 예약도 변경해야하는 번거로운 작업이 뒤따랐습니다. 힘들게 두번이나 방문해 찾아간 악마의 목구멍, 그만한 가치가 있었냐구요? 두말하면 잔소리고 백문이는 불여일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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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목구멍과 민지의 목구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