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상상한 브라질

대륙의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기차로 달려 간 후 ‘대서양’을 가로질러, 한국과 시차가 딱 열두시간 나는 지구 반대편의 나라로 왔습니다. 이 곳에 오고 나서 저는 제가 남미에 대해 무지를 넘어 무관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나 우유니사막 같은 아주 일부 지방을 제외하면, 이 곳은 제가 갖고 있던 세계관 바깥의 공간이었습니다. 상상해 본 적이 없기에, ‘상상했던것과 똑같아’ 또는 ‘상상했던 것과 완전 달라’ 같은 말도 할 수 없는 곳이랄까요…

이곳 브라질에 오기 전 제가 생각했던 이곳에 대한 이미지는 겨우 요정도입니다.

삼바의 나라?

아니면 축구잘하는 나라 정도?

제가 이 곳에 와서 직접 본 브라질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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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헤시페, 유대인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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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상파울로, Republica 광장 근처 쇼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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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상파울로,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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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상파울로, 이딸리아 빌딩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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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상파울로, 동양인 거리

북동부 해안에 위치한 레시페를 거쳐(유럽에서 가장 싸게 들어오는 표였기 때문에…) 상파울로로 들어왔습니다. 형형색색의 열대과일 쥬스를 길거리에서 팔고, 그보다 더 다채로운 낙서들이 담벼락을 채우고 있습니다. 워낙 범죄로 악명높은 나라다보니 잔뜩 쫄아서 카메라도 안 들고 다니는 상황이지만, 사람들은 눈인사만 해도 활짝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합니다. 상파울로 도심에서는 키큰 열대 나무가 곳곳에서 보이는데, 야자수 가로수 사이로 장엄한 성당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서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보면 콘크리트 빌딩숲이 사방팔방 끝도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자면 “Sao Paulo is a monster.”로 시작하는 론리플래닛의 상파울로 소개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괴물같이 못생긴 거대한 도시이지만, 한편으로는 서울과 아주 비슷한 인상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일본인 이민의 역사가 긴 곳이라 곳곳에 동양사람의 얼굴이 보이고, 동양인 거리의 상점에 들어서면 마치 일본으로 공간이동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 하여간에 아주 복잡하고 특이한 도시임이 분명합니다.

내일 떠나는 위험하고 매혹적인 도시 리우데자네이루는 또 어떤 브라질의 얼굴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당신이 상상한 브라질은 어떤 모습입니까? 저는 언덕 위 커다란 예수상 이외의 또 어떤 리우를 보고 느끼고 올수 있을까요. 무서우면서도 설레는 마음으로 브라질 제 2의 도시 리우데자네이루로 떠날 준비를 하며, 상 파울로에 작별을 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