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를 오슬렁거리다 생긴 일

핀란드와 스웨덴을 여행하며 마음 상태가 너무 해이해졌나봅니다. 안될놈은 뭘 해도 안된다고, 중국도 러시아도 아닌 노르웨이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릴 줄 누가 알았을까요. 북유럽의 비싼 물가에 허덕이며 굶주린채로 하루종일 돌아다니다, 햄버거 가게에서 허겁지겁 2만원자리 세트를 먹고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가방 옆에 놔둔 휴대폰이 쏙 사라져 있습니다. 도난품 리포트를 작성하러 센트럴 경찰서에 갔더니, 동양에서 온 처자들이 줄지어 리포트를 쓰고 있습니다. 동병상련을 나누며 잠시 이야기를 나눠보니, 싱가폴에서 온 한 여인도 제가 휴대폰을 도둑맞은 멀지 않은 곳에서 지갑을 도난당했다고 합니다.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카를요한 스트릿에서 동양 여자들만을 노린 것이 분명한 이 도둑은 오늘 하루 수입이 꽤 짭짤했을겁니다.

일단 저의 주된 연락통로인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은 pc버전으로 계속 사용가능합니다. 휴대폰은 조만간 하나 새로 사서 prepaid SIM card와 함께 사용할 생각입니다.

오슬로는 휴대폰 분실의 충격으로 정나미가 떨어져서 제대로 둘러보지도 않고 하루만에 떠납니다. 서쪽 해안의 피요르드를 보며 마음을 안정시킨 후 여행기를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