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 전날의 자문자답

퇴사 의사를 밝히고 여행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받았던 수많은 질문들을 자문자답으로 모아봤습니다.

Q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무슨 일을 꾀하고 있는겁니까?

A 어렸을 때 부터 꿈꿔왔던 장기여행자로 살기를 실천해보려 합니다. 약 3년간의 직장생활 덕에 돈 있겠다, 남편도 아이도 없으니 자유롭겠다, 그리고 여행을 다녀와서 공부든 일이든 무엇을 하기에도 너무 늦지 않을 만큼의 나이에 가야겠다 하는 세 박자가 맞춰진 지금! 다녀오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Q 어디 어디를 얼마나 갔다 올 생각입니까?

A 사실은 중국으로 가는 편도티켓만 있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티켓은 없어서 정확히 말씀드리기 힘듭니다만, 우선 중국-몽골-러시아를 거쳐 열차를 통해 유럽으로 넘어갑니다. 북유럽을 아주 조금 맛보고 브라질로 넘어가서 시계 방향으로 남미 대륙을 돌아보고, 중미를 거쳐 미국 서부로  올라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정입니다. 여행 기간은 6개월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Q 아주 용감하시군요? 무섭지 않습니까?

A 엄~~~~~~~~청 겁납니다. 잠이 안 올 지경입니다.T-T

Q 부모님의 반대가 없었습니까?

A 위험해서 걱정하시긴 하지만, 보기드문 자유로운 영혼의 부모님이셔서 여행 자체는 크게 반대하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엄마 표현으로는 ‘가지 말라고 안갈것도 아니니, ‘허락’이 아닌 ‘동의’를 해줬다’고 하시네요. 대책없는 딸내미를 지지해주시는 부모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말씀 드립니다.

Q 돈 많으신가보네요… 여행 경비는 얼마나?

A 안 많고요… 여행 직전에 코스피는 떨어지고 환율은 오르고 있으니 아주 답답합니다. 경비는 2000만원 정도를 생각하고(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Q 여행 준비는 잘 마치셨나요?

A 출국 5일전까지 회사를 다니다보니 준비기간이 길어도 뭔가 덜한 것 같은 찝찝한 기분이 계속 드네요. 내일 비행기가 김포발 북경행인지도 조금 전에 우연히 확인했어요… 하마터면 인천공항에서 울고 있을뻔 했네요.

Q 여행 전날이라니 설레고 신나시겠어요?

A 흔히들 여행보다 여행 준비 기간이 더 신나고 설렌다고 하시는데,오히려 저는 여행이 다가갈수록 불안과 걱정이 증폭되는 편입니다. 지금은 대체 내가 무슨 부귀영광을 누리려고 회사까지 관두고 이 여행을 간다고 했을까, 살아서는 돌아올까, 저 짐을 지고 공항까지 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눈앞이 깜깜하네, 이런 생각들이 머리 속에 빙글빙글 돌고 있습니다.

Q 마지막 한마디

A 회사 다니는 내내 “내가 이노무회사 때려치고 세계 한바퀴 돌고온다”고 징징거렸었는데, 정말로 떠나는 날이 왔네요. 부디 저의 무사귀환을 기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