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만리’와 함께하는 또 한 번의 중국여행
주변 분들께 이번 여행의 출발지가 중국이라고 밝혔을때 많은 분들이 “또 중국?”이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2002년과 2008년에 각각 1년 가까이 조기유학생과 교환학생의 신분으로 상하이에 머물렀던 저의 과거를 알고 있는 분들께는 당연한 반응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릴 때야 학교와 기숙사를 반복하는 생활만 했다 하더라도, 교환학생 시절에는 베이징, 장지아지에, 시안 등 제법 여러곳을 둘러보기도 했었죠. 그렇지만 중국은 워낙에 모든 것이 크고, 넓고, 많은 나라라, 아직도 제가 미처 가보지 못한 곳이 너무 많이 남아있습니다. 중국-몽골-러시아를 거쳐 육로로 서쪽으로 이동하기 전에, 오래전부터 가보고싶었던 윈난성 일대를 잠시 둘러보기로 정한 것도 그런 연유에서입니다. 쓰촨, 시장(티벳) 등 꼭 여행해보고 싶은 지방이 아직도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다행히 중국은 가까운 나라니까, 못 본 부분은 남겨두었다 앞으로 천천히 둘러봐야지 생각하면서 이 여행을 시작해봅니다.
중국에서 살아보기도 하고 여행도 하면서 크게 느낀 점 중에 하나는, 이 나라를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하기나 한 일일까, 라는 점입니다. 어마어마한 호화로움과 말도 못하게 비참한 상태가 공존하는 빈부차이, 큰 대륙의 지리적 거리에 따른 지역간 차이, 한족과 55개 소수민족간 차이까지, 중국은 수많은 ‘다름’을 모아놓은 거대한 집단입니다. 여기에 시간의 축을 더해, 역사 속에서 중국 땅에 나타났다 사라져간 수많은 왕조들과 그 당시 민중의 생활까지 이해의 대상에 포섭시킨다고 생각하면, ‘중국’이라는 두 글자의 무게가 가히 상상도 안될 지경입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중국의 모습은 이 거대한 집단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식당에 고용되어 있는 중국인 종업원과 뉴스를 통해 듣는 가짜 음식 소동, 가이드의 손에 이끌려 돌아다닌 관광지 정도지요. 가끔 중국의 표피만을 맛본 한국인들의 중국/중국인에 대한 막연한 비하나 무시 발언을 접할 때면, 우리의 대중(對中) 경제의존도에 비해 그들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낮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던 중 현대 중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반가운 텍스트를 찾아 소개합니다. 네이버캐스트에 매일 연재되고 있는 조정래 선생의 ‘정글만리’라는 소설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상하이에 위치한 종합상사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입니다. 여러 거래가 성사되기도 무산되기도 하는 과정에서, 상사맨의 시각에서 관찰한 중국 사회의 이모저모가 생생하게 묘사됩니다. 학생 신분으로만 중국을 경험했던 저로써는 ‘꽌시’로 이루어지는 어른들의 비즈니스 세계가 흥미롭기도 하고, 베이징 대학에서 유학하는 주인공의 조카가 겪는 문화충격에 무릎을 치며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의 큰 고객이자 이야기의 또 다른 한 축을 맡고 있는 인물이 제가 근무했던 P회사 중국 지사의 영업부장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소설이 개인적으로 더욱 가까이 와닿기도 합니다. 때로는 조정래 선생의 과한 민족주의적 면모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고, 중국 여성의 정조관념 부재를 운운하는 마초적 분위기가 불편하기도 합니다만, 우리나라도 아닌 외국 사회의 속살을 이토록 깊게 파헤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자료조사를 했을 노작가의 노고를 생각해보면 숙연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정글만리의 주 무대는 상하이와 시안입니다. 현대 중국의 경제 수도인 상하이, 당대의 수도이자 실크로드의 출발지였던 시안은 각각 중국의 현대와 과거를 대표하는 중심지입니다. 두 도시는 화려한 야경을 자랑하는 와이탄, 어마어마한 규모의 병마용, 호화로운 당대 궁중문화를 엿볼 수 있는 화청지 등 엄청난 스케일로 개인을 압도시키는 광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중국에서 여행할 윈난은 중국 역사의 변방, 26개 소수민족이 모여사는 ‘주변지’입니다. 한번도 중국 역사의 중심에 선 적 없는 이들이 만들어낸, 상하이와 시안에서 느낄 수 없었던 소박한 아름다움을 윈난의 고성(古城) 지역에서 느끼고 돌아올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봅니다.
그렇지 않아도 같이 여행간 연구실 사람이 정글만리 얘기하던데.. 신기하군. 그리고 시안(?)인가원난인가 부근에 회족들이 만드는 감으로 만든 빵이 맛있다고 비행기 책자에서 본거 같아 ㅋㅋ
감으로 만든 빵??? 옛날에시안에 있는 회족 거리에서 특이한 빵을 먹어보기는 했는데 그게 그거인지 모르겠긴 하지만 맛있었당!!ㅋㅋ
무시무시한 나홀로 세계일주를 떠나는 딸이 잘 다녀오길 기다리며……… 네 덕분에 나도 글로벌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통큰 맘이 되는구나. 무사히 잘 다녀오고, 넓은 세상 배우고, 멋진 여행기 기대한다.
크크 엄마 만나기 전까지는 계속 일행이 있을듯. 별로 나홀로가 아닙니다용. 😀 걱정마시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