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페드로 데 아타까마

칠레와 볼리비아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은 건조한 고산 사막지대입니다. 칠레 북부에서 비교적 최근까지 진행된 화산활동과 지각변동은 노천 광산에서 나오는 풍부한 광물 자원 및 지구에서 가장 황량한 장소를 찾는 여행자들로부터 거둬들이는 관광 수입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산티아고에서 22시간정도 버스를 타고 깔라마로, 다시 두시간 버스를 타고 산페드로데아타까마로 이동했습니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흙먼지길을 커다란 배낭을 진 여행자들이 가득 채우고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마을 곳곳에 위치한 여행사들은 산페드로 주변의 유명한 관광지인 달의 계곡, 화산 호수, 간헐천 등으로의 투어를 주선하고 있는데, 저는 그 중 두가지를 골랐습니다. 하나는 사막지대의 풍화작용이 만들어낸 황량한 계곡 모습이 달의 표면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름붙은 ‘달의 계곡’투어, 또 하나는 볼리비아 국경을 넘어 새하얀 소금사막을 구경하는 그 유명한 ‘우유니 소금사막’투어입니다. 우유니 투어에는 화산 호수나 간헐천 지형 구경도 포함되어 있으니, 이만하면 이곳에서 볼 수 있는건 다 보고 떠나는 셈입니다.

건조한 내륙지대인 이곳은 일교차가 20도가 넘게 납니다. 낮에는 뜨거운 태양 때문에 찌는듯이 덥다가도 아침 저녁이 되면 서늘하다 못해 으슬으슬 춥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투어는 아침 일찍 -새벽 4시나 6시쯤- 출발하거나 오후 늦게 출발해서 일출 또는 일몰을 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달의 계곡 투어는 오후 네시에 출발했는데, 꽤나 다채로운 구성의 건조지대 지형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사구와 거센 바람에도 깎이지 않고 남아있는 바위 절벽이 함께 공존하는 빅듄, 탄산칼슘과 소금 결정체가 땅에서 반짝거리는 소금 계곡, 소금 계곡 가운데의 동굴 탐험, 언덕에서 맞이하는 사막의 일몰까지, 작은 종합선물세트라 할만 했습니다. 바싹 마른 지형을 구경하는 일은 푸른별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에 도착한 것 같은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그래도 울퉁불퉁한 바위지형의 아름다움에 있어서는 터키 카파도키아가 한 수 위가 아닌가 생각이 자꾸 들어 조금은 아쉬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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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하게 열을 이루어 사막을 탐험하는 투어 일행

숙소에 돌아와 모래투성이가 된 신발을 털어내고 있는데, 우유니 투어를 신청한 여행사 주인이 밤늦게 찾아왔습니다. 볼리비아 국경까지 가는 버스가 고장난 바람에 다음날로 예약해둔 투어가 진행되지 못하겠다고 얘기하네요. 우유니 투어가 하루 미뤄지면서 산페드로에서의 일정도 하루가 늘어났습니다. 좋은 점은 서비스로 사막에서 별을 보는 투어를 얻어냈다는 것. 그리고나면 저는 칠레에 안녕을 고하고 우유니를 통해 볼리비아로 넘어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