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 아직도 남은 이야기

여행의 두번째 챕터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왔습니다. 첫번째 챕터가 한국에서 출발, 중국, 몽골, 러시아를 둘러보는 대륙횡단기 였다면, 두번째 챕터는 북유럽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시원하고 비싸고 깨끗하고 조용한 여행이었습니다. 7월 27일부터 8월 19일까지 헬싱키(핀란드), 탈린(에스토니아), 스톡홀름(스웨덴), 코펜하겐(덴마크), 말뫼를 거쳐 예테보리(다시 스웨덴), 오슬로, 예이랑게르 피요르드, 노드 피요르드, 송네와 헤르당게르 피요르드 일부를 둘러보고 베르겐(여기까지 노르웨이), 히르살츠와 아르후스를 거쳐 빌룬 레고랜드(다시 덴마크), 함부르크를 거쳐 슈베른, 그리고 베를린(독일)을 봤으니 제법 샅샅이 둘러본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피요르드! 피요르드! 이 말밖에는 남길 말이 없군요. 노르웨이는 저같이 왠만하면 여행지에서 돈 쓰는 것 안 아까워하는 사람도 화나게 할만큼 비싼 곳이지만, 그래도 노르웨이 서부의 피요르드 지형은 죽기전에 꼭 한번 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예이랑게르 피요르드를 갈 때 거치는 트롤스팅겐(트롤의 사다리)이라는 이름의 national tourist road와 노드 피요르드 Oldevant 지역에서 봤던 물에 반사된 그림같은 풍경이 제일 좋았습니다. 경비 절감의 포인트는 ‘밥을 해먹는’ 시설이 있는 저렴한 숙소를 이용하는 것으로, 캠핑카 또는 렌트카+히테(오두막) 조합이 좋은듯 합니다. 피요르드같은 깊은 인상은 없어도, 덴마크에서 끝없이 펼쳐진 평평한 들판 풍경도 아주 평화롭고 아름다웠습니다.

#역사와 예술

이번 여행에서 가장 열심히 박물관과 미술관을 돌아다닌 곳은 스톡홀름이었습니다. 일전에 한번 포스팅했던 스톡홀름 카드를 이용해 3일을 빡빡하게 쏘다녔더니, 그 후에는 박물관이 심드렁해져 다니기가 싫더군요. 헬싱키도 적절한 규모의 박물관, 유적지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 아테네움 미술관, 수오멘리나 섬이 좋았습니다. 20세기 세계사의 한복판에 있었던 베를린은 도시 자체가 거대한 역사의 흔적입니다. 도시를 돌아다니다 마주치는 베를린 장벽과 유대인 memorial spot, 폭격을 맞은 종탑을 그대로 간직한 카이저빌헬름 교회 등 에서 마음이 아주 무거워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베를린에도 현대미술을 다수 보유한 미술관이 많다고 들었는데 독일에서의 체류시간이 짧아 못본게 아쉽습니다. 오슬로는 휴대폰 분실의 충격으로 뭉크의 절규도 보지 않고 급히 떠났고, 코펜하겐은 스톡홀름의 미니버젼으로 느껴져 대충 둘러봤는데 다음에 다시 볼수있는 기회가 꼭 있길 바래봅니다.

#쇼핑

저는 여행할 때 쇼핑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고, 특히 이번엔 여행을 금방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이 아니다보니 하고싶어도 할 처지가 못됩니다만, 북유럽 대도시에서 마주쳤던 아기자기한 디자인 물품들은 정말 쇼핑욕구를 많이 불러일으켰습니다. 주방용품, 가구, 패브릭, 문구 등이 어쩜그리 하나같이 예쁜지… 그와 무관하게 쇼핑에 가장 많은 돈을 쓴 곳은 독일이었습니다. 우선 휴대폰을 장만하고, 신고 다니던 운동화의 매쉬부분이 찢어지기 시작해 새로 하나 샀습니다. 사용할 때마다 털이 보풀보풀 묻어나와 저를 닭털킴으로 만들었던 오래된 침낭도 새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독일의 아웃도어 매장은 상당히 구경할만 했는데, 아주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거대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어서 독일사람들이 캠핑독후(?)였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가장 높은 인구밀도를 자랑하며 쇼퍼들로 붐볐던 매장은 덴마크 레고랜드의 레고샵으로, 저는 스타워즈 알투디투 열쇠고리를 구매했습니다. 친구 말로는 이마트에서도 판다더군요…

#다시 이 곳을 여행한다면

– 일단 돈을 많이 벌어서 오겠다
– 노르웨이를 캠핑카를 타고 여행하겠다
– 피요르드에서 카누를 타겠다
– 오슬로에서 짐 간수를 잘 하겠다
– 북극권에서 오로라를 감상하고 개썰매를 타 보겠다
– 핀란드 사우나를 한 후 호수로 뛰어들겠다
– 겨울에 얼어붙은 발트해를 깨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페리를 타 보겠다
– 예쁜 물건을 잔뜩 사고 Tax refund를 잘 챙겨받아서 한국에 돌아가겠다

#이 지역에서의 여행경비는 약 488만원이 소요되었습니다. 여행기간은 24일 일일비용 20만원… 워매… 휴대폰, 신발 구입비 등이 포함 되어 있기는 하지만, 과연 겁나 비싸긴 비싼 동네였네요.ㅠㅠ

그 외에는 북유럽에선 크게 아쉬운게 없네요. 워낙 영어도 잘 통하고 여행하기 편하게 안내가 잘 되어있는 동네라 시행착오를 겪기 전에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 더불어 살아갈 이웃 대국들, 우리가 보고 배울 점이 많은 선진 국가들을 둘러봤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알려진게 별로 없는 신대륙 나라들을 보러갑니다. 남미의 첫 나라 브라질에서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